2016년 6월 22일 수요일

[record] 모차르트 - 교향곡 40번, 41번 "쥬피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41번 "쥬피터"

빈 필하모닉, 칼 뵘 (Karl Böhm)



도이치 그라모폰, 1984년 12월 10일 발매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Jupiter"를 듣다가 뜬금없이 "목성"에 대하여 궁금해졌다. ─ Jupiter는 그리스 제우스 신을 의미한다. 그만큼 웅장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 모차르트가 붙인 것은 아니다.

목성은 60개 이상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 이오, 가니메데, 에우로파, 칼리스토는 갈릴레이 위성이라불리는데, 갈릴레이가 이 4개의 위성이 목성 주변을 도는 것을 보고 천동설이 틀렸음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목성으로 간 첫 탐사선은 미국의 Pioneer 10호였다. 1972년 3월 3일 발사된 Pioneer 10호는 약 7억km를 날아 1973년 12월 3일 목성에 도착했다. 한반도가 제3공화국을 지나 유신 체제로 들어섰던 때이고 나의 부친과 모친이 이팔청춘 소년소녀였던 KBS TV소설 시절의 일이다.

가장 최근 발사된 목성 탐사선은 미국 NASA의 Juno로, 2011년 8월 5일에 발사 되었다. 나로호의 두번째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고 세번째 발사체(나로과학위성)를 준비하던 기간이다. Juno는 현재 초속 4.4km의 속력으로 목성을 향해 날아가고 있으며 약 5개월 후인 2016년 7월 4일 도착할 예정이다. 2013년 1월 30일 세번만에 발사에 성공한 나로과학위성은 2014년 4월 통신이 두절되었다.

한편 Pioneer 10호는 발사되고 약 31년 후인 지난 2003년 1월 23일 교신이 끊겼고, 2006년 3월 4일 최종 교신 시도 실패 후 말 없이, 말 걸어주는 자도 없이 목성을 지나 우주 공간을 이동하고 있다. 현재 Pioneer 10호가 향하난 곳은 황소자리의 머리 부분에 위치한 '알데바란'이라는 별인데, 이 별의 지름은 태양의 44.2배이며 둘은 약 200만년 후에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오마이갓.

모든 사실들에서 허탈하고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우주 앞에서는 언제나 숙연해진다.

2014년 11월 3일 월요일

[film] 나를 찾아줘 (She Gone), 2014, 데이빗 핀쳐 David Fincher

나를 찾아줘 (She Gone)
2014, 데이빗 핀쳐 David Fincher, 미국, 149분



#0 '나를 찾아줘'라는 한국 제목을 두고 '명백한 오류'라는 평이 있지만 여자주인공의 입장에서 그 뜻을 생각해보면 또 다른 무언가를 이해하게 하는(?) 재미있는 제목 선택이라 생각한다. 대신 '스릴러'라는 쟝르 규정은 다소 의문이다(차라리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가 더 적합할 것 같다).

#1 레알 신박한 영화. 처음 1시간은 "뭐여... 아씨..." 싶다가 영화 속 상황에 점점 동화되어 2시간째 되면 "와씨 신박하네?!"가 됨(바니가 언제 '레젼더리'를 외칠까 몹시 긴장되기도 함).

#2 인생이 좀 더 버라이어티 하고 신박하길 원하는 솔로는 당장 다음 주 화요일에라도 결혼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기본적으로 남자는 소시오패스, 여자는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지고 있다던 논문 내용이 생각났다. 바니의 죽음은 매우 안타까웠다.

#3 영화는 2시간 30분 정도 이어지는데 2시간으로는 관객을 그 상황(작은 마을에 온갖 통신사, 언론사 중계차량이 모여있고...)에 몰입하고 수궁하게 만드는데 부족했을 것이다. 즉, 그만큼 처음에는 "뭐야... 내 돈..." 할 가능성이 농후함.

#4 그러나 사이코패스로 평생을 살았지만 밑바닥 세계는 전혀 몰랐던 여주인공의 크리티컬 미쓰로 인해 영화는 한 번 뒤집히게 되고... 이후로는 신박의 연속. (헐 그러고 보니 바니가 죽는다고 스포해 버렸네...)

#5 여담: 62인치 짜리 브라비아를 통해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현상이 삼성과 LG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게 됨.


2014년 8월 2일 토요일

[place] 일본 쿠마모토 중고 레코드점 ② - PEANUTS RECORDS (ピーナッツレコード) / 중고LP, 중고레코드

일본 쿠마모토 중고 레코드점 ②
PEANUTS RECORDS (ピーナッツレコード)

*Keyword: 일본 중고 LP, 일본 중고 레코드, 중고 LP, 중고 레코드
*관련 포스팅:
 1. 일본 쿠마모토 중고 레코드점 ① Beginners Records (ビギナーズ・レコード)

*상호명: PEANUTS RECORDS (ピーナッツレコード)
*주소/위치: 熊本県 熊本市 中央区南坪井町 3−12 (〒860-0848)
*지도(Google Maps):


*전화: +81-96-351-6678
*영업시간: P.M. 12:00 ~ P.M. 20:00
*이메일: info@peanitsrecords.com

  쿠마모토에서 Beginners Records 다음으로 찾아간 중고 레코드점인 PEANUTS RECORDS! 이번에 다녀온 레코드점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고 느낌(?)이 좋은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였다. 우선 PEANUTS RECORDS는 길가의 작은 사인을 캐치하지 못한다면 찾기 쉽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원래는 주거 공간으로 지어진 곳을 매장으로 리모델링하여 활용하고 있는 듯 따로 간판이 없고 건물 앞에 놓인 사인(맨 위쪽의 사진)을 보고 빌딩으로 들어가 호수를 찾아 방문해야한다.


  PEANUTS RECORDS가 속한 빌딩의 출입구이다. 헤매이지 않도록 주의! 개인적으로는 빌딩이 오래되어 보이고 출입구가 어두워 굉장히 허름하고 칙칙한 분위기의 매장이 나올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함정일 뿐)


  매장에 처음 들어가서 문쪽을 바라보고 오른쪽 벽면을 찍은 사진이다. 어두울 듯 말 듯한 노란 조명아래에 주인 형님(이라고 칭하기로 했다)이 추천하는 레코드들이 진열되어 있고. 레코드 우상단에는 아티스트와 타이틀, 가격과 간단한 코멘트들이 기재되어 있다.


  이번에는 문에서 반대편을 찍은 모습이다. 매장은 크게 두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진상에는 잘안보이지만 오른쪽을 자세히 보면 문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곳으로 들어가면 주인 형님이 작업을 하는 공간과 더 많은 레코드들이 준비되어 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레코드들 뿐만 아니라 주인 형님의 데코레이션 센스! 신발, 셔츠, 티, 인형 등의 각종 소품들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매장을 꾸며두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감성(?)의 매장을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빌딩 입구에서 받았던 좋지 않은 인상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저기 앉아서 왼쪽 책장을 보고 있는 스누피를 보자! 스누피는 역시 측면을 바라봐야 제 맛! 뭘 좀 아는 주인 형님이다ㅠㅠ)



  벽면이나 문틀은 온통 레코드들이 차지했다. 사실 이 때부터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라는 궁금증이 도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때 주인 형님은 인터넷에 레코드 소개 글을 적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첫번째 공간에서 구매할만한 레코드를 찾아보다가 두번째 공간으로 들어가 보았다.



 역시나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두번째 공간! EP와 SP반들도 진열이 되어있다. 스누피 인형 탓인지 왠지 찰리 브라운 느낌이 나던(!) 주인 형님은 친근하게 인사하시곤 계속 작업에 임하셨다. 두번째 공간은 문을 바라보았을 때 왼편에는 7인치 SP반, 오른편에는 LP반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물론 벽과 선반에는 첫번째 공간과 같이 레코드들과 소품들로 잘 꾸며져 있는 모습이었다.


  홈페이지의 사이트 소개(http://www.peanutsrecords.com/abouts/)의 메시지('国内外のインディー・ミュージックを中心に独自の視点でセレクトしたpopholicのためのレコードショップです', '국내외 인디 음악을 중심으로 개인적인 관점에서 컬렉팅한 팝 홀릭커들을 위한 레코드점 입니다')를 봐도 알수 있듯, 레코드는 대부분 Rock과 Pop을 중심으로 준비되어있고 Breakbeats Pop/HIP HOP, ELECTRONICA 앨범도 준비되어있다. (JAZZ나 CLASSIC 앨범을 찾는 분들은 확인!)

  별도로 JAPANESE 카테고리가 있어서 혹시나 X-JAPAN이나 HIDE 레코드들을 찾아 보았지만 아쉽게도 없는 듯 했다. HI-STANDARD 앨범이 몇 개 있어서 구입을 할까 한참 고민하긴 했지만 결국...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포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싱글을 포함한 X-JAPAN과 HIDE의 레코드를 모두 모으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물론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그러고 싶다. 나에게 X-JAPAN과 HIDE는 BEATLES와 LENNON정도의 느낌이니까!)



    신발 케이스를 활용해서 책을 정리해놓은 모습(위)과 선반에 가득한 신발들(아래)! 그리고 선반을 자세히 보면 Charlie Brown 사운드 트랙으로 보이는 앨범들이 보인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앨범의 제목은 'PEANUTS'다. 그렇다, 가게 이름인 PEANUTS RECORDS는 바로 Charlie Brown 에피소드 제목에서 따온 것!)


  카운터 반대편에는 턴 테이블과 앰프, 믹서 등의 사운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때 부터 계속해서 같은 EP 앨범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너무 느낌이 좋았던 나머지(!) 해당 앨범과 같은 밴드의 다른 EP 앨범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각각 1,700엔, 위 사진의 플래터 위에 놓여있는 음반을 그대로 구입하였다) Goldstoned라는 이름의 독일 밴드 앨범이었는데, 보컬 음색이라거나 비트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여담으로, 여행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오자 마자 했던 일이 이 앨범을 재생 시킨 것인데, 일본 쿠마모토의 작은 매장에서 재생되던 앨범이 서울의 나의 집에서 재생되고 있다는 생각에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음, 이런 식으로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전혀 모르는 밴드의 전혀 모르는 앨범을 구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군!'


  Charlie Brown의 PEANUTS 에피소드 중 6컷이 벽면에 코팅되어 부착되어 있었다. 이런 소소함이라던가 감성이 너무 좋았다. 작은 매장이었지만 계속해서 음반을 고르는 척하면서 있고 싶은 그런 매장이었달까...!


 주인 형님이 '오미야게'라고 말씀하시며 바로 구워주신 믹싱 앨범! 앨범의 제목으로 디스크 상단에 'POP SONG FEVER'라고 적어 주셨다. 부제는 'Charlie Brown's Collection'정도 될까? 주인 형님은 아이폰에 저장된 디스크 커버 디자인을 보여주며 프린터가 고장이라 불가능해 이대로 줘야할 것 같다며 아쉬운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친구의 통역을 통해 몇가지 대화를 나누었는데, 찰리 브라운 형님은 언젠가는 직접 레코드를 제작, 유통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리고 한국에는 레코드(LP나 SP) 시장이 어떻느냐고 물어보셨는데, 나는 점점 부흥(!)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중고나 신품 레코드 가격에 거품이 많아 젊은 사람들이 선듯 구매하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형님은 그말을 듣고 자신이 싸게 넘길테니 한국에서 매장을 차리는것이 어떻겠느냐고 농담을 하셔서 함께 웃었다) 또 본인이 일본 밴드 '하버드'의 팬이라고 하시며,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아느냐고 물어보셨다. 사실 나는 이름만 들어보고 음악은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어서 그대로 말씀드렸다.
  

  PEANUTS RECORDS에서 나는 Velvet Underground의 Loaded와 Daft Punk의 DISCOVERY, 그리고 Goldstoned의 EP앨범을 2장(Ready Steady Goldstoned E.P. 1, Tonight Let's All Get Goldstoned E.P. 2) 구입하였다.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앨범을 듣고 레코드를 구입해본 첫 경험이었고, 매장 데코레이션과 찰리 브라운 주인 형님과의 즐거운 대화를 통해 많은 추억거리를 남길 수 있었던 방문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새로운 버젼의 믹스 앨범을 구워 주실까?

  지금 홈페이지(http://www.peanutsrecords.com/)에 방문하면 판매중인 전 레코드와 레코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확인 할 수 있다. 배송 또한 가능한데 한국 배송이 가능한지는 확신이 없다. 짧게 만난 찰리 브라운 형님은 어떻게든 배송을 시켜 주실 것 같으니 쿠마모토를 방문할 계획이 없는 분들이라고 하더라도 가입 후 배송 요청을 해보자! (이유없는 자신감이지만 배송 요청을 하며 이 포스팅 주소를 함께 보내준다면 흔쾌히 해주실 수도..?)


*Keyword: 일본 중고 LP, 일본 중고 레코드, 중고 LP, 중고 레코드
*관련 포스팅:
 1. 일본 쿠마모토 중고 레코드점 ① Beginners Records (ビギナーズ・レコード)